오래된 글들/Gentlecat's Life

독일 '드레스덴 엘베 계곡' 세계문화유산 취소 와 관련하여..

젠틀캣 2009. 6. 27. 02:56

독일의 '드레스덴 엘베 계곡'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33차 회의를 통해서 세계유산 목록에서 삭제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유는 독일에서 해당지역에 대규모의 교량견설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 공사가 문화유산의 역사적 가치를 훼손시킨다는게 그 이유 였습니다.

제가 독일의 일을 가지고 포스팅을 하는 것은 독일의 일이 관심 있어서가 아니고, 이와 관련된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전택수 사무총장의 발언이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전택수 사무총장은 "교량 건설이 엘베 계곡의 세계유산적 가치를 반감시키는 것은 분명하지만, (교량 건설로 훼손되는 역사적 가치) 20% 때문에 (그렇지 않은) 80%의 역사적 진정성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로 목록 삭제 반대 의견을 표명하기도 했다.

기사참조 : http://www.segye.com/Articles/News/International/Article.asp?aid=20090626000460&ctg1=06&ctg2=00&subctg1=06&subctg2=00&cid=0101040600000


유네스코 세계유산 한국 홈페이지를 살펴보니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http://www.unesco.or.kr/whc/about_whc.html

세계 유산 목적
자연재해나 전쟁 등으로 파괴의 위험에 처한 유산의 복구 및 보호활동 등을 통하여 보편적 인류 유산의 파괴를 근본적으로 방지하고, 문화유산 및 자연유산의 보호를 위한 국제적 협력 및 각 나라별 유산 보호활동을 고무하기 위함.

세계 유산 의의
세계유산이란 국제연합 교육과학문화기구(유네스코)가 1972년 11월, 제17차 정기총회에서 채택한 "세계 문화 및 자연유산 보호협약"에 따라 지정한 유산을 말한다. 인류문명과 자연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자산인 세계유산은 전 인류가 공동으로 보존하고 이를 후손에게 전수해야 할 세계적으로 매우 중요한 가치를 가진 유산이다.

세계 유산에 등록되기 위해서는 위의 목적과 의의는 등록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라 볼 수 있습니다.

세계유산의 목적은 "유산의 복구 및 보호활동"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니, 멀쩡히 있던 유산을 파괴하는 행위를 한것은 목적에 위배가 되는것이고 그에 따른 자격취소는 당연한 것이라 볼수 있습니다.

그런데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전택수 사무총장의 발언은 경우에 따라서는 매우 위험한 발언일수도 있습니다.

즉, 역사적 진정성만 있다면, 역사적 유산이 훼손이 되어도 무방하다 라는 뜻으로 들릴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세계적으로 지켜야 할 그리고 우리 후손들에게 온전하게 돌려주어야 할 문화유산들이 경제논리를 앞세워서 아무런 방어책이 없이 사라질수도 있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화재로 불타 없어진 숭례문 공사가 한창입니다. 아무리 다시 잘 짓어놓는다고 하더라도 새로 만들어지는 숭례문이 그전의 숭례문과 똑같이 와닿을까요? 그래도 진정성은 있으니 상관이 없는걸까요?

숭례문의 경우 싫던 좋던 상황이 그렇게 되어버렸으니, 다시 최선을 다해서 짓는게 가장 좋은 방법이겠습니다만 다른 유산들 만큼은 더욱 굳건히 지켜야 할 것입니다. 적어도 경제논리를 앞세워 훼손하는 일은 더더욱 안될 것 입니다.

한국의 등록유산 등록현황을 보면 ( http://www.unesco.or.kr/whc/whc_1_e.html )

종묘(1995)
해인사 장경판전(1995)
불국사·석굴암(1995)
창덕궁(1997)
수원화성(1997)
경주역사유적지구(2000)
고창·화순·강화 고인돌유적(2000)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2007)

그럴리는 없겠지만, 위의 문화유산들을 훼손해 놓고, 그래도 진정성은 남아 있지 않느냐라는 말을 한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그런일은 절대 없을거라 믿겠습니다!!